오늘은 [핸드폰, 그리고 사랑과 연애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연애] 핸드폰, 그리고 사랑과 연애의 관계
대부분 단축키 0이나 1은 애인차지다. “어머, 왜 내가 48번이야?”, “아이, 앙탈쟁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48번이지.”
이 정도의 능글맞은 대안이 없다면 애초의 번호저장 규칙은 무시하고 0이나 1로 팍팍 넣어두자.
괜스레 뒷 번호 두 자리나 저장순 같은 규칙을 따르다 애인의 서운함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할 것.
처치곤란 단축키는 헤어진 후 더하다. 머리보다 더한 기억은 몸.
무심코 누른 번호가 그녀의 단축키라면 얼마나 곤란하겠는가. 술 취한 자신을 태우고 기생 천관녀의 집으로 무심코 향하던 말의 목을 잘라버린 김유신의 단호함! 김유신처럼 이별 후엔 냉정하게 단축키부터 삭제.
그러나 손가락이나 말이나 그리 단순한 건 아닌가 보다. 나도 모르게 남겨진 기억의 흔적은, 그녀에게로 향하는 길과 그녀의 번호, 바로 그녀니까.
아이의 행방을 모르는 엄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 GPS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최첨단 기술이다.
별 행동 없이도 위치를 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요리조리 불륜의 행각을 버리던 바람남녀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 주장하던 프리남녀에게 GPS는 족쇄와도 같다.
상대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는 기분을 누가 좋아할까.
때로는 죄 지은 것도 없이 배나무 위에서 갓 고쳐 쓴 격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구원이자 SOS 수단이 되는 데, 누군가에겐 족쇄라니 거참 아이러니하다.
헤어진 후에 우연히 마주쳤을 때 그녀는 짐짓 놀란 표정으로 ‘오랜만이야’라고 인사를 한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의 GPS가 그대로인 건 아닐까? 그래서 어색하게 인사하고 뒤돌아 설 때 왠지 그녀가 물끄러미 보고 있을 것만 같은 착각. 글쎄, 착각이겠지.
연애 1년차의 여자가 휴대폰 문자보관함을 뒤적였다.
1년 전 그가 처음 사랑한다고 고백했던 문자를 비롯해, 닭살스런 애교문자, 해독 불가한 이모티콘 문자가 보관함 초창기를 채우고 있다.
그런데 웬걸, 최근 것을 뒤질수록 싸워서 따진 문자, 사과한 문자, 그리고 점차 애교도 싸움도 없는 무미건조한 문자까지. 달고 썼던 연애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실연 1년 차의 남자는 ‘보낸 편지함’을 꼭 사용하고 있다.
언제 어느 때 술에 취해 그녀에게 문자를 날릴 지도 모르기 때문. 다음 날 아침이라도 그 헛된 짓을 확인하고자 보낸 편지함에 꼭꼭 저장해 두었다. 그리고 다짐 또 다짐하곤 한다. “잘 살고 있을 텐데… 내가 이러면 어떡해. 괜히…”
“이 여자 누구야? 어제 새벽에 전화한 이 여자 말이야!!!”, “친구 애인인데 싸웠다고 전화한 거야”, “그게 말이 돼? 돼?”
그녀의 닦달에 피곤하지 않으려 미리미리 통화기록을 지웠는데, 일부러 여자이름은 남자이름으로 뒤바꿔 저장해 뒀는데, 휴대폰의 철두철미한 통화기록에 괜스레 좌불안석이 되곤 했는데.
부재중으로 남겨진 옛 여자의 전화번호, 수신으로 가득 찍힌 지금의 애인, 발신으로 살짝 표시가 난 관심 가는 그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는 부재중과 수신 그리고 발신의 기록은 불안한 내 마음이 담긴 건 아닐까?
1년, 2년 된 시커먼 친구들의 별볼일 없던 사진.
지우기가 귀찮아 그거라도 남겨두던 휴대폰에 어느새 상큼한 그녀 얼굴로 가득 차게 되고.
잠들기 전 그녀 사진 한 번 더 보며 싱글벙글 웃게 되던 때.
뮤직비디오라도 찍는 것처럼 온갖 포즈로 그녀와의 즐거운 한때를 동영상으로 담아 싱글로 한숨 쉬는 친구에게 전송해서 속 뒤집어지게 만들던 그때.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잘 찍고자 기능 좋은 휴대폰으로 바꿔 그녀 하나 나 하나 가지고 좋아라 야단법석 떨었건만.
지금, 사진 하나 지우는데도 기능 몰라 쩔쩔 매는 지경에 이르러 한숨만 절로 나온다.
‘이럴 걸, 이렇게 다 필요 없을 걸 왜 잔뜩 찍었나 몰라.’
아직도 1년 가량 남은 휴대폰 할부값만큼 쓰라리게 다가오는 이별. 사진 속, 동영상 속 그녀는 천진난만하게도 웃고만 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도 많지, 우리 자기는. 좋아, 자기가 자꾸 삐치니까 내가 비밀번호 알려줄게.
하지만 정말 별 거 없다니까.” 자꾸 졸라대는 그녀의 성화에 음성 메시지며 기타 보관함까지 비밀번호를 가르쳐 줬더랬다.
그리고 비밀번호란 기능을 사용할 필요 없던 시간을 쭉 보내고, 삐친 그녀 모습까지 잊어졌을 때쯤…
평생 가도 한 번 받을까 말까 하던 음성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
누굴까, 누굴까, 그때서야 잊었던 비밀번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글쎄, 어떤 번호를 눌러봐도 안 맞다고 한다. 혹시나? 그녀 생일 네 자리를 눌렀더니, “한 개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조용한 그녀 목소리, 내가 보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이럴 줄 알았을까? 그래서 그때 자기 생일번호를 몰래 넣어 놨을까?
그런데 내겐 이제 비밀번호가 필요 없나 보다. 그녀의 음성을 삭제하고 난 새로운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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